
미국 주정부 CIO는 전략가, 개혁가, 공직자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독특한 직무를 맡고 있다. 노후 시스템을 현대화하고 보안 위험을 관리하고 신기술을 도입하며, 시민이 효율적으로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지원한다. 정치적 압력 아래 짧은 임기 동안 이 모든 일을 수행해야 한다. 주정부 CIO 협회(NASCIO)에 따르면, CIO의 평균 재임 기간은 약 2년이다.
여기서 소개하는 주정부 CIO 3명은 서로 다른 배경과 철학으로 이 과제에 접근하고 있다. 네바다주는 전직 해병대원 티머시 갈루지가 미션 중심 규율을 디지털 정부 체계에 접목하고 있다. 일리노이주는 내부 출신인 브랜든 래글이 기관을 현대적 엔터프라이즈로 탈바꿈하고 있다. 인디애나주는 민간 기업 출신 워런 레너드가 기업식 실용주의로 관료 조직을 흔들고 있다.
이 3명은 기술로 효율적이고 책임성이 있으며 시민 중심적인 정부를 구축한다는 동일한 목표에 도달하는 세 가지 길을 보여주고 있다.
네바다 : 전장에서 회의실로 이동한 CIO
티머시 갈루지가 2022년 네바다 CIO로 취임했을 때 나이는 36세였다. 당시 전국에서 가장 젊은 CIO였다. 3년이 지난 지금, 그는 이 직위에서 가장 오래 재직한 CIO 가운데 한 명이다. 잦은 교체가 반복되는 직책에서 드문 안정성을 보여주고 있다. 갈루지의 안정적 리더십은 주지사 기술국이 단순 지원 부서에서 주 현대화를 추진하는 전략 허브로 진화하는 데 기여했다.
해병대 통신 전문가 출신인 갈루지는 군 부대 운영 방식과 같은 치밀함과 목적 의식을 기관 운영에 적용하고 있다. 갈루지는 “해병대에서 배운 두 가지 원칙을 지금도 지키고 있다. 분명한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임무 완수, 그리고 임무를 수행하는 구성원을 돌보는 병력 보호다”라고 설명했다.
Timothy Galluzi, CIO, Nevada
State of Nevada
이런 서번트 리더십 철학은 네바다의 기술 접근 방식을 바꿔 놓았다. 과거에는 고장 나면 고치는 지원 조직으로 여겨졌지만, 지금 기술국은 주지사 내각 회의 테이블에 앉아 디지털 프로젝트 초기 기획 단계부터 참여하고 있다. 갈루지는 “솔루션 업체와의 계약이 끝난 뒤가 아니라 아이디어 단계에서부터 논의가 시작된다”라고 강조했다.
갈루지의 리더십 아래 네바다의 ERP 현대화 프로젝트는 기대 이상 성과를 냈다. 재무 모듈을 15개월 만에 제공했고, 이후 HR 모듈도 신속하게 완성했다. 갈루지는 이 속도를 “강력한 리더십, 명확한 거버넌스, 완벽주의가 진전을 막도록 두지 않은 판단” 덕분이라고 평가했다.
갈루지는 AI가 보안 수준을 유지하면서도 주정부 서비스를 더 빠르고 더 똑똑하게 만드는 기회라고 바라본다. 네바다의 주 단위 AI 정책은 유연성과 감독을 균형 있게 조정한다. 모든 기관은 새 도구를 도입하기 전에 위험 평가를 실시하고 데이터 무결성을 확보해야 한다. AI 기반 실험에는 실업급여 처리 적체를 줄이는 AI 보조 도구, 단순 문의를 처리하는 콜센터용 대화형 봇 등이 포함돼 있다. 갈루지는 “네바다는 설계 자체가 연방형 구조다. 주 표준을 세우고 기관이 그 안에서 혁신하도록 돕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AI 확산 과정에서 갈루지는 데이터 프라이버시와 윤리를 투명성을 기반으로 다룬다. 갈루지는 “시민이 AI가 은밀하게 결정을 내린다고 생각하면 신뢰를 얻을 수 없다. AI가 어디에 쓰이는지, 데이터가 어떻게 처리되는지, 어떤 사람이 책임을 지는지 공개한다”라고 밝혔다.
갈루지의 동기는 매우 개인적이다. 갈루지는 “공직은 부름을 받아야 하는 일이다”라며, “중요한 것은 달러 단위 ROI가 아니라 서비스의 가치를 높이는 서비스 수익률이다. 기술이 행정을 더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만들어 시민 생활을 얼마나 개선하는지가 핵심이다”라고 강조했다.
일리노이 : 엔터프라이즈 CIO
갈루지가 전사-학자형 리더라면, 브랜든 래글은 규율 기반 현대화를 설계하는 건축가에 가깝다. 래글은 일리노이주 정부에서 30년 넘게 근무한 내부 출신으로, 올해 CIO에서 승진해 혁신기술국(DoIT)을 이끌게 됐다. 래글의 임무는 공공 목적을 잊지 않으면서 행정 IT를 기업처럼 운영하는 것이다.
래글은 DoIT 조직을 운영, 보안, 기술, 전략·혁신, 솔루션의 5개 운영 축으로 재구성하고, 각 영역에 책임자를 배치했다. 래글은 “우리는 IT 서비스 조직이다. 지출하는 모든 예산은 지원 기관과 주민에게 전달되는 가치와 연결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런 사고방식은 거버넌스와 재정 투명성에 대한 집중으로 이어지며, 래글은 이 두 가지가 현대화의 필수 전제조건이라고 판단한다. 래글은 “운영 시스템이 안정적이지 않으면 효과적으로 현대화할 수 없다. 지속성과 현대화는 함께 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래글은 11억 1,000만 달러 규모 예산에 엔터프라이즈 운영 원칙을 적용해 모든 지출을 측정 가능한 성과와 연결하고 있다. 래글은 “36개 기관이 따로 움직여서는 안 된다. 하나의 엔터프라이즈처럼 기능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Brandon Ragle, CIO, Illinois
State of Illinois
이런 엔터프라이즈 모델은 AI 도입에도 그대로 확장되고 있는데, 래글이 특히 영향력을 발휘하는 분야다. 일리노이주는 윤리 기준과 운영 혁신을 동시에 반영한 종합 AI 거버넌스 정책을 가장 먼저 발표한 주정부 가운데 하나이며, 핵심 개념은 ‘책임 기반 혁신’이다.
래글은 올해 10월 5만 5,000명의 주 공무원에게 마이크로소프트 코파일럿 챗을 배포해 생산성을 높이면서도 민감 정보 보호 수준을 유지했다. 시범 프로젝트에서는 생성형 AI가 정책 문서를 요약하고, 기관의 사건 적체를 관리하고, 아동·가족 서비스 대응 시간을 개선하고 있다. 래글은 “AI는 사람을 대체하지 않는다. 주민을 더 잘 돕도록 역량을 보강하는 기술이다”라고 덧붙였다.
래글은 또한 혁신 속도가 프라이버시 보호 수준을 앞서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DoIT 엔터프라이즈 아키텍처는 모든 AI 워크플로우에서 데이터 최소 수집, 암호화, 감사 가능성을 의무화한다. 래글은 “AI는 효율적이기만 해서는 안 된다. 정당성을 갖춰야 한다. 어떤 일을 했고 왜 했고 어떤 데이터를 사용했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래글에게 기술은 신뢰보다 뒤에 놓인 과제이며, 성과는 주주 가치가 아니라 1,300만 명 일리노이 주민에게 얼마나 효과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했는지로 측정된다. 래글은 “일리노이가 하나의 통합되고 현대적이며 신뢰받는 엔터프라이즈로 운영된다면 그게 성공이다”라고 강조했다.
인디애나 : 민간 기업에서 온 혁신가
워런 레너드는 외부자의 시각을 구현하는 인물이다. 기업 기술 리더에서 공공 개혁가로 전환한 사례다. 레너드는 인디애나 CIO가 되기 전 바이아콤, 타임워너, 피니시라인, 바이더라이더에서 고위 기술 직책을 맡았다. 레너드는 “당시 정부 역할을 특별히 찾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민간의 신선한 관점을 행정에 도입하고 비전과 전략을 수립할 인물을 원한다며 직접 연락을 받았다”라고 밝혔다.
레너드가 맡은 임무는 수십 개 주 기관에 걸친 기술 및 지원 서비스를 최적화하는 것으로, 야심 차면서도 매우 복잡한 과제다. 레너드는 “인디애나는 매우 분산형 구조다. 핵심 인프라 서비스는 제공하지만 대부분 기관은 자체 애플리케이션을 지원하는 IT 팀을 운영하고 있다. 목표는 행정 IT 전반을 통합하고 표준화하며 비용을 최적화하고 일관성을 구축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레너드는 450명 규모, 2억 5,000만 달러 예산의 인디애나 기술국(IOT)을 이끌고 있다. 대다수 주정부 기관과 달리 IOT는 전액 서비스 요금(차지백)으로 운영된다. 레너드는 “하는 모든 일에 비용을 부과해야 한다. 실험하거나 혁신할 수 있는 진짜 의미의 예산이 없어 도전적이다”라고 말했다. 레너드는 연구개발 여지를 만들기 위해 일반 예산과 서비스 기반 청구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재정 모델을 추진하고 있다.
Warren Lenard, CIO, Indiana
State of Indiana
레너드의 AI 실험은 개혁가적 성향을 잘 보여준다. 인디애나는 최근 생산성 향상과 데이터 보호 문제를 점검하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 코파일럿 7주 시범 사업을 완료했다. 레너드는 “몇 가지 뜻밖의 결과가 있었다. 도구가 작동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데이터 등급 분류와 거버넌스가 핵심이었다”라고 설명했다. AI를 생산성 도구일 뿐 아니라 규율을 강화하는 계기로 보는데, 레너드는 “AI는 데이터를 정리하고 프로세스를 바로잡도록 만든다. 취약한 지점을 드러낸다”라고 강조했다.
레너드는 AI와 데이터 프라이버시를 하나의 문제로 인식한다. “주 정부가 데이터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주민이 신뢰하지 않으면 모든 것이 무너진다”는 판단이다. 때문에 모든 AI 프로젝트의 프라이버시 위험을 감사하고, 모든 모델에 데이터 계보와 문서화를 요구한다. 레너드는 “행정에서 투명성은 선택 사항이 아니다. 주민은 자신의 정보가 어떻게 사용되는지 알 권리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레너드는 효율성뿐 아니라 시민 참여에도 집중한다. 인디애나주 홈페이지 챗봇은 가장 초기 도입 사례 가운데 하나로, 주민이 정보를 더 빠르게 찾도록 돕고 있다. 레너드는 인디애나 사이버보안위원회와 AI 태스크포스 같은 공개 포럼도 지원하며, 주민·기술 전문가·정책 입안자가 디지털 우선순위를 논의하는 장을 마련하고 있다. 레너드는 “이런 대화가 신뢰를 구축하는 방법이다”라고 덧붙였다.
주정부 CIO 공동체의 가치
서로 다른 경로를 걸어왔지만, 갈루지와 래글, 레너드는 행정 기술 리더십의 본질을 신뢰와 협업으로 보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고 있다. 세 CIO는 현대화, 보안, 인력 과제를 동시에 해결하면서 변화가 뿌리내릴 만큼 충분한 기간 자리를 지켜야 한다.
이들은 다른 주 CIO와의 동료애도 공유하고 있다. NASCIO 이사회 구성원인 갈루지는 CIO 간 정기 모임을 설명했다. 갈루지는 “우리 공동체는 매우 단단하다. 반드시 필요하다. CIO끼리의 그런 ‘치유 시간’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NASCIO의 워킹그룹과 컨퍼런스를 통해 CIO는 AI 정책, 사이버보안 표준, 디지털 포용성을 함께 논의하며, 종종 국가 차원의 베스트 프랙티스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있다. 특히, CIO가 짧은 임기와 끊임없는 위기 속에서도 버틸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갈루지는 “주 운영을 유지하는 데 무엇이 필요한지 이 자리에서 직접 경험하기 전에는 누구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다”라고 지적했다. 주 CIO 업무의 보상은 보너스나 스톡옵션이 아니라 주민의 삶에 드러나는 실질적 변화다. 레너드는 “디지털 서비스가 가동되거나 챗봇이 주민에게 즉각 답변을 제공하는 순간은 체감할 수 있는 성과다”라고 말했다.
AI가 행정과 프라이버시, 투명성과 불가분의 관계가 되면서 앞으로는 책임성이 장기적 성공을 결정하는 기준이 된다. 데이터는 더 이상 행정 운영의 부산물이 아니라 공공 신뢰의 토대다. 네바다·일리노이·인디애나 같은 주는 주민 데이터를 활용하는 AI 시스템에 영향 평가를 의무화하고, 알고리즘이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때 공개하도록 규정하며, 반드시 사람이 검토 과정에 참여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래글은 “현대화의 다음 경계는 더 빠른 컴퓨팅이 아니다. 설명 가능하고 안전하며 공공 신뢰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설계하는 윤리적 컴퓨팅이다”라고 말했다. 갈루지도 “AI는 행정을 더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지만, 무결성 없는 효율성은 실수를 자동화하는 일일뿐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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