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November 23,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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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 베조스의 새 AI 스타트업 ‘프로젝트 프로메테우스’, 분석가 의견 엇갈린 이유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가 AI 스타트업 ‘프로젝트 프로메테우스’를 공동 설립하고 공동 CEO로 현업에 복귀한다. 해당 기업에 62억 달러를 직접 투자한다는 보도가 나오자, 업계 분석가와 실무진은 이번 결정이 AI와 IT의 가까운 미래에 어떤 의미를 가질지를 두고 엇갈린 의견을 보였다.

프로젝트 프로메테우스는 제조 시스템과 엔지니어링 분야, 그리고 우주선 개발에 초기 초점을 맞춘다. LLM 기반 모델 중심의 AI 개발에서 벗어나 보다 물리적이고 구체적인 시스템으로 연구 방향을 전환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해당 산업 분야에서 이미 AI가 다양한 형태로 10년 넘게 활용돼 온 만큼, 프로젝트 프로메테우스가 계획하고 있는 영역을 확인하려면 더 구체적인 정보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인포테크리서치그룹(Data-Tech Analysis Group)의 연구 책임자인 토머스 랜달은 프로젝트와 관련된 세부 내용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여러 가능성을 의미할 수도 있고, 어쩌면 큰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랜달은 “다른 기업이 연산 자원과 데이터 인프라 경쟁에 몰두하는 동안, 베조스는 실제 세계와 상호작용하는 AI에 초점을 맞추는 듯 보인다. 이런 방향 전환이 장기적으로 더 큰 가치를 만들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능이라는 개념 자체에 대한 철학적 관점도 담겨있다. AI가 자신의 경계와 외부 세계를 감지하는 물리적 형태를 갖출 때 비로소 ‘이해’라는 능력이 생길 수 있다는 관점”이라고 설명했다.

랜달은 “회사를 둘러싼 비밀주의도 눈에 띈다. 이런 방식은 여러 추측을 불러일으키기 좋고, 어쩌면 그것이 의도일 수도 있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자체 목표가 있어 완전한 비밀 유지가 필요할 가능성도 있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무엇을 만들고 있는지, 어떤 강점을 갖고 있는지, 개발에 얼마나 걸릴지 외부에서 판단하기 어렵다. 물리적 프로세스와 연결된 AI 시스템에 집중하고 있다면 개발 속도는 느릴 것이고, 투자 회수까지도 수년이 걸릴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지금 보여줄 만한 결과물이 거의 없다는 사실을 감추기 위한 전략일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그레이하운드리서치(Greyhound Analysis)의 최고 분석가 산치트 비르 고기아는 보다 낙관적인 입장을 보이며, 베조스의 이번 결정에서 긍정적으로 볼 부분이 많다고 평가했다.

고기아는 “프로젝트 프로메테우스가 주목받는 이유는 베조스가 다시 운영 현장으로 복귀해서만이 아니라, 아직 충분히 개발되지 않았고 기술적으로도 까다로운 AI 영역에 뛰어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의 생성형 AI 모델이 텍스트 패턴에 기반하기에 실제 물리 법칙, 통제된 실험 과정, 산업 환경의 허용 오차를 다루기 어렵다. 프로메테우스는 단순히 디지털 정보를 모델링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물리적 실험을 통해 학습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방향성은 충분히 설득력이 있지만, 아직은 초기 단계”라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소재 과학이나 공장 최적화 분야를 실질적으로 진전시키려면 긴 연구 기간과 전문화된 자동화 인프라, 느리고 반복적인 개선 과정을 감내해야 한다. 62억 달러라는 자본이 투자되는 만큼 다른 기업이 쉽게 시도할 수 없는 규모로 해당 분야를 탐색할 여유를 갖겠지만, 기술적으로 실현 가능한지는 AI가 기존 공학의 발전 속도를 지속적으로 앞지를 수 있는지에 달려있다”라고 설명했다.

길고 더 복잡한 여정

고기아는 이번 시도가 현재의 생성형 AI나 에이전트 기반 프로젝트보다 훨씬 더 오랜 시간이 걸리고, 인프라 요구사항도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고기아는 “프로메테우스가 확보한 초기 자본 규모는 물리 기반 AI 스타트업이 어떤 시도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기대치를 단번에 끌어올린다. 하지만 동시에 소프트웨어 중심 AI보다 훨씬 느리고, 더 많은 자본을 투입해야 하는 프로젝트임을 의미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과학, 신소재 개발, 우주항공 분야의 혁신은 생성형 AI 붐을 이끌었던 급격한 제품 주기와는 전혀 다른 속도로 움직인다. CIO와 CTO 입장에서는 프로메테우스를 향후 AI 혁신이 어디로 이동할지를 보여주는 장기 신호로 바라봐야 한다”라며, “프로메테우스는 AI를 단순한 소프트웨어 수준이 아니라 훨씬 복잡한 공학 문제로 끌어올리려는 과감한 시도다. 이런 변화가 실제 성과로 이어지기까지는 여러 해가 걸릴 것이며, 연구 한계나 산업 환경, 그리고 AI를 디지털 영역 밖으로 확장할 때 발생하는 복잡성이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기아는 이번 사례가 AI 분야에서 초고액 자산가들의 투자 흐름을 보여준다며, 이제 이런 방식이 AI 기업의 운영 방식 자체를 바꾸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개인이 수십억 달러 규모의 연구 조직을 전액 투자할 수 있게 되면, 단계별로 투자 검증을 받는 기존 벤처 방식은 힘을 잃고, 설립자 중심의 빠른 의사결정 구조로 대체된다. 이 구조는 속도가 빠르지만 전략적 통제권이 한곳에 집중될 수 있다. 기업 기술 리더는 프로메테우스를 당장 시장을 뒤흔드는 프로젝트로 보기보다, AI가 어떤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신호로 바라봐야 한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이 프로젝트는 디지털 편의성을 높이는 AI가 아니라 과학·산업 발전을 뒷받침하는 AI를 상징하며, 이런 변화가 앞으로 10년간 기업 혁신의 방향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물리 기반 AI의 또 다른 기술적 난관

프로메테우스 프로젝트의 링크드인 페이지에는 직원 수가 51~200명이라는 정보 외에는 세부 내용이 공개돼 있지 않다.

이 소식을 처음 보도한 뉴욕타임스는 “프로메테우스는 이미 오픈AI, 딥마인드, 메타 등 주요 AI 기업에서 연구자를 스카우트해 약 100명 가까운 인력을 확보한 상태”라고 전했다. 이어 “베조스의 공동 설립자이자 공동 CEO는 빅 바자즈로이며, 구글 공동 설립자 세르게이 브린과 구글 연구 프로젝트 ‘X’에서 함께 일한 물리학자이자 화학자다”라고 보도했다.

인포테크의 랜달은 베조스가 블루오리진과 아마존을 모두 거느리고 있다는 점이 “이번 프로젝트에 실질적인 이점을 줄 수 있다”라며, “물류, 로보틱스, 제조 하드웨어 분야가 맞닿아 있어 강력한 파트너십이 만들어질 가능성도 있다”라고 말했다.

엔터프라이즈 AI 기업 서브스트라토스(Substratos)의 CEO 커스틴 오솔린드는 물리 기반 AI가 직면한 기술적 난관이 기존 소프트웨어 모델과는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고 강조했다.

오솔린드는 “제조 현장에서 AI의 핵심 과제는 가시성이 아니라 조율이다. 공장은 센서 데이터와 보고서가 넘쳐나지만 생산량, 품질, 인력, 비용이 제각기 다른 속도로 변하기 때문에, 작은 문제가 곧바로 수익 손실로 이어진다. 프로메테우스가 실질적 가치를 내려면 모든 신호를 하나의 통합된 의사결정 루프로 묶어야 한다. 센서 값, 작업자 기록, 교대 패턴, 생산 목표가 모두 같은 결론을 가리켜야 한다. 또한 운영이 계획에서 벗어나는 순간 이를 즉시 감지해 손실이 라인 전체로 확산되기 전에 해결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이런 접근이 실제 수익성 있는 사업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오솔린드는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베조스가 성공시킬 수 있을까?

오솔린드는 “베조스가 이를 성공시킬 수 있을까? 아마도 가능할 것이다. 베조스는 철저한 시스템 사고로 움직이는 인물이며, 압박 속에서도 정렬된 대규모 운영 체계를 구축할 줄 아는 리더”라고 말했다. 그는 “프로메테우스가 모델 규모 경쟁보다 운영 일관성에 집중한다면 제조업의 성과 기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다. 반면 그 과정을 건너뛴다면 이 투자는 마진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솔린드는 “개인적으로는 가능성이 있다고 보지만, 조립 라인과 현실은 때때로 거대 자본가에게도 냉정하게 작용한다”라고 평가했다.

한편 AI 보안 업체 버뮤다 헌드레드 스트래티지스(Bermuda Hundred Methods)의 CEO 수잔나 콕스는, 베조스가 공동 CEO 직함을 사용한 것에 대해 성급한 해석을 경계했다.

콕스는 “공동 CEO라는 표현은 일정 수준 관여한다는 점을 보여주려는 장치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그가 어떤 방식으로 참여한다는 의미인지 더 확인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회사 이름에 대해서는 강한 문제 제기를 했다. 콕스는 “그리스 신화에서 따온 회사명은 과한 느낌이 있다. 이 이름은 터무니없고, 오만함을 드러낸다고 본다”고 말했다.

인포테크의 랜달도 이 의견에 동의하며, 이 회사명이 베조스의 과도한 자신감을 드러낸다고 평가했다.

랜달은 “프로메테우스는 신에게서 불을 훔쳐 인간에게 건네준 존재로, 그 대가로 영원히 바위에 묶여 고통을 겪었다. 이 신화의 핵심은 희생이다. 프로메테우스는 신의 분노를 감수하면서까지 인류를 더 높은 단계로 끌어올리려 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반면 베조스의 프로젝트는 인공지능이라는 ‘새로운 불’을 인류에게 가져오는 존재로 자신을 포지션하면서도, 신화가 강조하는 겸손이나 자기희생은 보이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회사명은 ‘인류에 다음 선물을 가져오겠다’는 선의의 메시지를 담고 있지만, 동시에 프로메테우스를 흉내 내려는 태도에서 오만함의 흔적도 읽힌다. 그리스 신화의 아킬레우스나 이카루스 사례에서는 이런 서사가 종종 몰락으로 이어졌다”라고 주장했다.
dl-ciokorea@foundryc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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